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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연구소 실학산책 제314호 조광 원장님 "인문과 예술에 대한 관심"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4-05-02 09:47:32 조회수 1327  
오래전 뉴요크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갔을 때였다. 나는 거기에서 미국의 예술적 특성을 드러내는 그림을 찾다가 프랭크 미쵸(Frank Mechau, 1904-1946)의 그림들을 ‘발견’했다. 당시 나는 유럽의 미술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미국미술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그의 그림들은 감식안이 어두웠던 나에게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는 데에 한몫을 했다.

미국의 뉴딜정책과 문화예술, 눈여겨볼 일

  최근 나는 네브라스카 오갈랄라라는 매우 작은 마을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바로 그 프랭크 미쵸의 벽화를 나는 발견했다. 그리고 또 한 번 놀랬다. 이 벽화에는 유래가 있었다. 1938년 미국 연방정부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에게 일거리를 줌과 동시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없는 궁벽한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예술의 혜택을 주기 위한 정책을 폈다. 연방정부의 뉴딜정책은 이렇게 인문이나 예술 분야에까지 손길이 미쳤다. 그래서 연방정부는 지방의 공공시설에 현대 예술 작품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네브라스카 촌구석 12곳의 마을에서는 벽화 등 예술 감상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는 이 벽화를 그리고 나서 2년이 지난 1940년에는 콜럼비아 대학 회화 및 조각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러한 일들로 미루어보면, 이 벽화를 제작하던 당시 프랭크 미쵸는 이미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에게까지도 뉴딜정책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가 남긴 벽화는 ‘긴 뿔들’(Long Horns)이라는 제목으로 4x12피트의 크기였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살았던 그는 이웃이었던 이곳 서부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카우보이가 ‘뿔이 긴’ 소 떼를 몰고 이곳 오갈랄라에 도착한 장면을 우체국의 벽에 남겼다. 녹색과 회색 그리고 갈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이 그림에서는 저물녘 햇볕을 등에 받으며 소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 벽화에는 오갈랄라의 선술집이나 카우보이를 반기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흰 말을 탄 카우보이는 멀리 보이는 이곳을 향해서 소들을 재촉하여 몰고 있었다. 1870년대 오갈랄라의 초입은 아마 틀림없이 이러했을 듯하다. 작가는 이 벽화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존경과 서부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담았다.

문사철과 예술의 힘…다산을 폭넓은 지식인으로 이끈 원동력

  다산 정약용의 유품을 접하다 보면, 그가 경세론이나 새로운 철학에만 능했던 인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가 남긴 서화를 통해서도 이러한 그의 특징이 드러난다. 지금 이천시에서 운영하는 월전미술관에는 다산 관계의 낙관들이 보존되어 있다. 인장학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던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 집안의 후손들에게서 받아 감정하여 소장한 낙관들이다. 이를 보면 다산이 생각보다는 많은 미술작품을 그렸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다산 정약용은 서화에도 일가견을 가진 예술가임과 동시에 경세가요 철학자였다. 또한, 그는 19세기 조선의 대표적 시인 가운데 하나로 생각된다. 다산 정약용이 가지고 있는 그 아름다운 다양성은 아마도 그가 어려서부터 습득한 문사철(文史哲)에 관한 폭넓은 지식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과학정신의 기초도 문사철을 통해서 견고해질 수 있었다. 당시 조선 정부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지원을 당연한 의무로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지식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파편화된 지식만을 전부인 양 생각한다. 우리의 문화전통에 따라, 문사철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의 유용성에 지나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직 이 분야만이 밥을 먹여줄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산 정약용의 입장에서 인문과 예술의 중요성을 도외시하는 오늘의 지식인을 보자면, 그들은 한낱 아전이요 쟁이에 불과할 것이다. 아전이요 쟁이가 자신의 굴레를 탈출하는 길은 인문학적 소양에 있다. 이를 통해서 그들은 인간을 알게 되고, 조화와 화해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만일 이를 모른다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삭막한 황야보다 나을 리가 없다. 문사철은 그들을 포함한 모든 이를 전인(全人)으로 키운다.

  지난 세기 세계를 덮친 대공황을 극복하고자 했던 미국의 뉴딜정책은 지식노동자에 대한 배려까지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이라면 어떠한 역경에서라도 아름다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프랭크 미쵸는 그의 멋진 작품을 궁벽한 촌구석 우체국의 벽면에까지 남길 수 있었다. 미국 정부는 1981년 이 벽화를 다시 찾아내어 때를 빼고 원형을 되찾게까지 해주었다. 인문과 예술에 대한 이러한 그들의 배려는 오늘의 미국을 탄생시키고 유지해 가는 힘이 되었다.

  벌써 새 정부가 등장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문과 예술에 대한 올바른 정책을 확고히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새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그들 대부분은 미국통임을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한 친미주의자라면 대공황의 경황 중에서도 인문과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던 미국의 정책까지도 배워야 한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 예술에 대한 정당한 평가, 그리고 이들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삶까지도 별 조건 없이 지켜주려는 따뜻한 마음은 우리나라의 미래도 보장해 줄 것이다. 나는 인문과 예술 진흥방안에 대한 새로운 정부의 정책이 무엇인지가 아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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